2000년까지 한국에서 작은 공장을 운영했던 K 씨.
IMF 사태로 회사가 부도난 후 2001년 온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하였다.
불법체류 상태에서 안 해본 일 없이 많은 고생을 한 K 씨.
영주권 취득에 필요해서 LA 총영사관에 여권 재발급 신청을 했으나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져있다면서 여권발급이 거부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나 2001년 K 씨가 미국으로 이민을 하자, K 씨 공장의 거래처였던 A 상사가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K 씨에 대하여 수원 남부 경찰서에 형사고소(사기)를 하였고 결국 수원 지방검찰청은 K 씨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던 것이다.
K 씨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하고 싶으나, 여권이 없어 입국할 수 없고 한번 입국하면 미국에는 10년간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미입국상태에서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1. 기소중지
* 기소중지: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하여 수사를 잠정 중지시키는 검사의 처분
기소중지는 검사가 피의자의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중지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피의자의 소재불명 사유에는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도주하거나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외국에 거주 중인 상태에서 고소를 당하였으나 피의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소재불명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을것 입니다.
전자를 국내 기소중지 사건, 후자를 해외 기소중지 사건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해외 기소중지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 기소중지자에 대한 각종 불이익
여권발급 거부, 여권 반납명령, 체포영장 발부
기소중지 처분은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내리는 처분이 아닙니다.
단순히 피의자를 조사할 수 없어 더 이상 사건을 진행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편의상 중지 처분을 내리는 것입니다.
즉 기소중지자라고 하더라도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지으면 안되는거죠.
그런데 현행법은 기소중지자에 대한 각종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권법 제12조는 "외교부 장관은 기소중지자에 대해 여권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여권의 발급을 제한하고 있고, 경찰과 검찰 규정에 따르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면서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효기간이 많이 남은 여권이라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즉시 정지시킬 수 있는 여권 반납명령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외국에 살고 있는 기소중지자들은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도 됩니다.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을 위해서라도 유효한 여권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여권은 신분증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는데, 여권의 효력이 정지되어버리면 피의자는 법적으로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되죠.
문제는 기소중지자가 범죄를 범했다는 개연성이 없는 경우에까지 이러한 불이익을 가한다는 것입니다. 고소인의 진술만이 담긴 고소장이 경찰이나 검찰에 접수만 되면 이후에는 여권발급 거부, 여권 반납명령, 체포영장 발부 등 기소중지자에 대한 각종 조치가 가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3. 해외 기소중지 사건의 3가지 해결 방법
오래 전부터 제가 제시했던 방법은 총 3가지였습니만, 이 3가지 방법이 전부는 아닙니다. 지금은 제가 제시한 3가지 방법이 마치 교과서처럼 이곳 저곳에 퍼진 감이 없잖아 있지만요.
참고로 제가 제시한 해외 기소중지 사건의 해결책은 각 사건을 유형별로 묶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각 개별 사안에 따라 해결책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4번째 해결 방법, 5번째 해결 방법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각 해결 방법에 대해 드릴 말씀이 정말 많은데 본 포스팅에는 각 해결 방법의 핵심만 기재하겠습니다. 모든 내용을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네요.
「 첫 번째 해결 방법: 재기 신청 」
사건의 재기 사유를 취합하여 검사실에 재기신청 하는 방법입니다.
피의자가 입국하여 조사를 받지 않고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뢰인들이 원하는 해결 방법이기도 하죠.
이 방법은 피의자가 입국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만, 그 요건이 엄격한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기 신청서만 작성해서 제출한다고 하여 사건에 대한 재기가 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주의하셔야만 합니다.
「 두 번째 해결 방법: 행정 소송 」
재기 신청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고, 당장 여권만 필요한 경우에 추천드리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해결 방법인 재기 신청은 요건이 엄격하여 부재기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재기 여부는 검사의 재량이라 부재기 결정을 내린다고 하여 불복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입국을 하자니 피의자가 불법체류 상태인 경우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경우 피의자는 당장 여권발급만을 원하는 경우가 많죠. 여권만 있으면 영주권을 받아 입국하면 다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행정소송은 이런 분들을 위해 추천드리는 방법입니다. 즉 외교부장관의 여권발급 거부처분에 대해 행정법원에 소제기하여 취소시키는 것입니다. 여권발급 거부처분이 취소되면 여권을 발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말씀드리는 방법입니다.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개연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권발급을 거부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을 해야 하므로, 피의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입증을 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승소율이 높지가 않죠. 게다가 소송절차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물론 소송절차의 특성상 피의자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판사의 허가를 받아 형사기록을 열람해 보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절차들이 있으니까요. 행정소송은 대리인만의 출석으로도 사건이 진행되기 때문에 피의자가 한국에 입국하거나 할 필요 없이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하여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세 번째 해결 방법: 피의자 입국 」
재기 신청도, 행정소송도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때는 원칙으로 돌아가야죠. 바로 피의자의 입국입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가 발견될 때까지 사건을 멈춰두는 것을 말합니다. 즉 피의자가 입국하여 소재가 발견되면 기소중지 사건은 무조건 재기가 됩니다.
여기서 여러 가지 검토할 문제들이 생기는데 그것은 피의자의 체포, 구속, 출국금지입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의뢰인들과 상담을 했었는데 이 분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체포, 구속, 출국금지더군요. 그중에서 구속을 가장 두려워 했고요.
이와 관련되어서는 정말 드릴 말씀이 많은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입국 전부터 저를 변호인으로 선임해서 진행했던 기소중지 사건 중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냥 입국하면 되는것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런데 그냥 입국하시면 안 됩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명수배 사건의 경우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있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몇 달간 구치소에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까지 받아야 하니까요.
여기서 핵심은 구속영장이 발부될 사안인가, 만약 그렇다면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도록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가입니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가 ①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② 일정한 주거가 없고 ③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것을 구속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사건을 충분히 검토하여 1차 판단으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2차 판단으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입국하려고 하는 의뢰인이 계시면 1달 정도 준비 기간을 갖고 입국하자고 말씀을 드립니다. 구속영장 발부가 능성이 높은 사건이라면 최소 1달의 기간은 준비를 해야만 하니까요.
4. 해외 기소중지 사건 해결 사례
오랜 기간 정말 다양한 해외 기소중지 사건을 다뤘던 것 같습니다. 재기 요건을 충분히 갖추었는데도 재기가 되지 않아 검사가 바뀔 때까지 1년간 기다렸던 사건, 고소인이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한 사건, 고소인이 사망하여 연락이 되지 않았던 사건, 피의자가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던 것이 분명했던 사건, 억울하게 고소된 사건 등등... 너무나 다양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각 사건들에 대해 자세히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책 한 권 이상의 분량이 될 것 같아 본 포스팅에는 생략합니다. 다만 몇몇 사례에 대해 아래 포스팅을 올려두었으니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① IMF 시절 고소당한 기소중지 사건, 입국하지 않고 전부 무혐의 종결된 사례 (미국 기소중지 사례)
② 뉴질랜드 기소중지 사건, 18년 만에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사례
③ 대부 업체가 고소했던 기소중지 사건 전부 무혐의 (베트남 편)
+ 더 많은 사례가 궁금하시다면,
5. 마치며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수많은 기소중지 사건을 해결해오면서 느낀 점입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혐의가 입증되어 내려지는 처분이 아니라 수사를 잠시 중단시키는 처분임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마치 범행을 범하고 도주한 것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다거나, 고소인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형사입건되어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중지자들에게는 여권발급 제한, 여권 반납명령, 체포영장 발부 등 많은 불이익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고소인의 고소장만으로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진 피의자는 오도가도 못한 채 외국에서 힘겹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 사례들을 많이 접하면서 억울하게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제가 운영하는 법무법인에 "해외 기소중지 전담센터"를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상담 게시판, 카톡, 위챗 상담 등 다양한 상담창구를 마련해 놓았으니 문의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구본준 변호사는 대한 변호사협회 등록 형사 전문 변호사이며,
20년간 수많은 기소중지 사건을 해결해 온 기소중지 사건 전문 변호사입니다.
※ 변호사법에 의거 상담 내용은 비밀이며, 모든 유선 상담 및 카카오톡 상담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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