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한 주취 폭력 사건이 빈번해지고,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검찰과 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구약식 기소 벌금형으로 종결되었던 사건들이, 초범의 경우에도 정식기소가 되고 죄질에 따라 집행유예 또는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하 내용은 공무집행방해 범행을 범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당장 형사입건되어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공판에 회부되어 재판을 앞두고 계신 피고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직접 해결했던 사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1. 공무집행방해죄
* 형법 제136조 제1항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 성립합니다.
공무원은 사법경찰관뿐만 아니라 청원경찰, 방범대원, 전경도 공무원에 포함됩니다.
경찰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공무집행방해죄의 공무원에 해당됩니다.
참고로 공무집행방해죄의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불법한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의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현행범이 아닌데 체포를 하는 상황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을 폭행하였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도 1314)
2. 구체적 사례
피의자 A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 손님과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하였다.
위 사례는 최근 저희 법무법인에서 맡아서 진행하였던 사례이며, 전형적으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는 사례입니다.
경찰관을 폭행한 피의자는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초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판에 회부되어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참고로 공무집행방해죄는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초범의 경우에는 구약식 벌금형, 재범의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공식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경미한 공무집행방해범죄라고 하더라도, 정식기소되고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벌금형선고는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정식기소가 일반화되었다는 것은 정식기소로 인해, 구속될 가능성도 늘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죄질에 따라, 행위의 형태나 범주에 따라 구속될 확률이 있다보니 신경을 써야할 수 밖에 없죠.
3. 사건 검토
본 사건 기록을 검토해보니, 범행을 부인할 수도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여타 공무집행방해죄 사건과 다르게 피고인이 만취상태였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이 꽤 많이 있었기 때문에 무죄 가능성도 존재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공무를 집행했던 피해 경찰관도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범행을 부인하다가 유죄가 인정되면 실형의 가능성도 존재하고, 피고인이 아직 어린 대학생인데 너무 큰 리스크를 안고 가야하는 것이 걱정이었습니다.
고민과 의논 끝에 범행을 인정하고 벌금형으로 선처를 바라기로 방향을 정하였습니다.
경위야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경찰관을 폭행한 사실이 있으니까요.
4. 재판
범행을 인정하기로 했으니, 이제는 어떻게든 벌금형으로 사건을 종결시켜야만 했습니다.
피고인이 대학생이다 보니 집행유예는 피해야만 했습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공무원 등 임용에 결격 사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벌금형으로 사건을 종결시키려면 최대한의 양형 사유를 제출해야만 했는데 그중 가장 큰 것은 피해자와의 합의였습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경찰관(공무원)이라는 점에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합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공직에 있는 특성상 돈을 받고 합의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형사공탁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2022. 12 월부터 형사공탁법이 바뀌어서, 피해자의 동의 없이도 형사공탁이 가능해졌죠.
①형사 공탁 이후에는 피고인과 관련된 모든 양형 자료를 최대한 모았습니다.
② 반성문과 ③ 탄원서, 피고인이 재학하는 학교의 ④ 재학증명서, 가족들의 유대를 보여줄 수 있는 ⑤ 가족관계증명서, ⑥ 기타 자료들을 모두 제출했죠.
기초 사실이 복잡하지 않고 피고인이 인정하는 사건이라 1번의 심리만으로 변론이 종결되었습니다.
5. 형의 선고
공무집행방해 사건의 선고형이 날로 무거워지는 추세라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수사와 재판 단계를 성실하고 차질 없이 수행하였는지라 좋은 결과가 기대되었습니다.
결과는 벌금형.
이렇게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6. 마치며
본 사건은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난이도가 높은 형사 사건은 아닙니다.
다만 피고인의 나이가 어려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위해 최소한의 형벌을 받게 해야만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합의나 형사공탁, 양형 자료 제출 등이 빠짐없고 차질 없이 이루어져야만 했고, 마지막 변론 요지서 등을 통해 판사님께 피고인이 벌금형이 내려져야만 하는 사유를 설명할 필요도 있었던 사건이었죠.
결과적으로 사건은 벌금으로 종결되었습니다.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국가 공무원에 대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술에 취해 발생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 처벌 정도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벌금으로 끝날 사건의 집행유예선고가, 집행유예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의 실형이 선고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초범의 경우라도 신경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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