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천만 개 이상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그보다 많은 댓글이 달립니다.
이러한 글과 댓글 중에는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도 많이 존재하죠.
오늘은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들로 인해 발생하는 명예훼손, 모욕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실제 최근에 진행했던 사례를 예시로 들어 말씀드리려 하니, 유사한 사안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혐의가 쉽게 인정되는 추세
인터넷에 게재된 비방 글의 대부분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의 외형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 "구성요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외형이 갖추어지니, 공연성과 특정성 같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특유의 구성요건 요소들이 인정되기만 하면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본 범죄들의 특성이죠.
더욱이 악플로 인해 인기 연예인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악플러를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수사기관에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혐의를 쉽게 인정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만약 악플의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 또는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처분을 내린 경우, 피해자가 자살을 한다면 경찰에 쏟아지는 비난은 엄청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경찰은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외형이 갖추어지면 혐의를 인정하여 검찰로 보내려는 경향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명예훼손과 모욕 사건은 처벌이 경미함에도 법리가 복잡하여 불송치 처분을 내리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고의, 공연성, 특정성 등 구성요건적 요소들뿐만 아니라, 위법성 조각사유가 존재하는지까지도 면밀히 검토하여 처분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사건에 비해 법리가 상당히 복잡한 편입니다.
검찰에서의 판단과 1심 법원에서의 판단, 2심 법원에서의 판단이 모두 달라지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결국,
① 범죄의 외형을 갖추고 있는 사건들이 많음
② 피해자의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음
③ 자살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도 존재함
④ 처벌이 경미함에도 법리는 복잡한 사건의 특성
위와 같은 특성상 경찰은 사건을 송치하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이러한 문제로 피의자는 몇 달간 또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혐의가 인정된 피의자로 살면서 큰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3. 의견 표명? 악플?
위와 같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범죄 성립의 외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견 표명이나 감정 표현과 악플은 구분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인 댓글은 모두 악플이 되어 표현의 자유가 심히 침해되고 수많은 전과자만 생겨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경우를 모두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한다면 인터넷 게시판에는 아무도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 못할 것입니다.
4. 위법성이 중요한 이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는 외형상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는 글, 어떤 글에 달린 부정적인 댓글이 형사입건되는 사례는 너무나 많죠.
하지만 구성요건을 갖추었다고 하여 반드시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2021. 3. 25 선고 2017도 17643 사건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인터넷 게시판 등의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에 모욕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피해자의 행위나 태도를 비판하는 의견이 담긴 댓글을 남기며 동조하고 있고, 그러한 의견이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정에 기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위법성이 조각된다."
라고 판시하였는데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를 살펴보면 위법성 조각이 되는 경우를 상당히 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으니, 위법성 조각 사유를 폭넓게 적용하여 범죄가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5. 고소당한 경우
앞서 말씀드렸던 이유로경찰에서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갖추었는지만 살펴보고 혐의를 인정하여 검찰로 송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댓글 한번 잘못 달았다가 범죄자가 될 입장에 놓이게 되는 거죠.
하지만,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 범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형법 제310조에 따른 위법성조각사유가 존재하거나,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인지 피의자 입장에서 정리하여 "죄가안됨" 처분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는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이 위법성이 조각된다거나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거나 하는 등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혐의를 다투는 경우, 전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입니다.
변호사는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거나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안인지를 검토한 후 수사기관에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고 이 의견서는 피의자에 대한 처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실제 사례
최근 저희 로펌에서 진행한 모욕죄 사건을 예를 들어 말씀드리려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2부로 나눠 포스팅합니다.
참고로 이 사건은 모욕죄로 고소당한 의뢰인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혼자 사건을 진행하다가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로 송치되자 바로 저희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주셨고, 검찰에서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되어 "죄가안됨"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례입니다.
"죄가안됨"은 피의 사실이 범죄구성요건에는 해당되지만, 즉 외형은 갖추었으나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사유가 있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검사의 처분을 말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2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2부 보러가기
[모욕죄] 인터넷카페 댓글 달았다가 고소당한 사례 2부 | 불기소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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