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모두 구본준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무고죄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형사사건으로 고소당하셨던 분 중에 혐의없음 처분을 받고 무고로 고소하는 것을 고려해 보신 분들이라면 오늘 말씀드릴 내용이 도움이 될 겁니다.
무고죄란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성립하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무고죄가 뭔가요?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무고죄는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수사기관에 허위로 고소 또는 신고하는 경우에 성립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한 허위신고이므로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수사기관이 아닌 경우에도 성립합니다.
따라서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에 대한 직권 행사를 할 수 있는 해당 관서라고 한다면 반드시 수사기관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감사원에 재직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감사원장에 무고하는 경우, 지방공무원을 지휘 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무고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무고죄가 성립합니다.
2. 무고죄가 성립하는 경우
무고죄는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 즉 허위 사실을 신고하여야 합니다.
A가 사문서위조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B가 명백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를 사문서 위조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무고죄의 '허위 사실'은 적극적 증명을 요합니다.
따라서 "신고 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
같은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그 신고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3. 증거불충분 무혐의, 고소인을 무고죄로 신고할 수 있을까요?
단순한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의 처분만으로는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이 무고죄의 허위 사실의 증명 정도를 매우 엄격히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고의성에 대한 입증도 쉽지 않기 때문에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면서 무고를 인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무고죄는 증명이 어려운 만큼 기소율도 높지 않은 사건임은 분명합니다.
3. 무고죄는 어떻게 처벌될까?
형법 제156조는 무고죄의 법정형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에 규정된 형량은 10년 이하의 징역이긴 하나, 무고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 정도로 선고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때에 따라서 무고의 죄질이 약한 경우에는 구약식 벌금 정도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범죄 관련 무고죄의 경우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A와 B가 당일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고, 다음날 A가 B를 강간으로 고소하였다면 무고죄가 성립하겠죠.
이때 A를 처벌하는 경우 초범이라는 전제하에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식입니다.
사실 무고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고, 만에 하나 허위 신고로 인해 매우 큰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무고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무고죄의 처벌도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초범의 경우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4. 무고죄 고소하는 법
A는 B로부터 고소를 당하였는데, 무죄를 주장하여 결국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A는 무고죄로 B를 고소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고소하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① 검사가 인지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무고죄는 검사가 인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사건을 검토하면서 검사는 혐의가 없는 경우에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게 되는데, 이때 무고인지를 하여 고소인을 무고죄로 형사 입건하는 것입니다.
이를 인지수사라고 하는데, 인지수사의 경우에는 수사기관에서 인지한 경우이기 때문에 기소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② 고소장 직접 접수
만약 검사가 인지하지 않는다면, 고소장을 작성하여 접수해야 할 것입니다.
고소장을 접수한다면 정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무고죄는 적극적 증명을 요구하기 때문에 입증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즉 B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를 고소하였다는 것을 고소인인 A가 입증해야 하므로 무고죄로 기소시키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국 무고죄로 고소하기 위한 핵심은 B가 '객관적 진실에 반함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입니다.
폭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폭행죄로 고소하였다면 그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등의 자료가 필요할 것이고, 강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강간으로 고소를 당한 경우라면 성행위 당시의 동영상이나 녹취 파일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5. 고의에 대한 입증
만약 실제로 허위사실로 고소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무고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는 한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본인이 허위사실임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술을 마셔 심신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강간을 당한 줄 알고 가해자를 고소하였으나 나중에 성관계에 동의한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반드시 무고죄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라고 하더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고의가 없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도 같은 입장입니다.
" 진실한 객관적인 사실들에 근거하여 고소인이 피고소인의 주관적인 의사에 관하여 갖게 된 의심을 고소장에 기재하였을 경우에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볼 때 그와 같은 의심을 갖는 것이 충분히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면, 비록 그 의심이 나중에 진실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여 곧바로 고소인에게 무고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된다."
(대법원 1996.3.26. 95도2998)
라고 판시하여 비록 허위 사실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결국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 진실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과 고소인이 ② 진실한 사실이 아님을 인식하고도 무고의 고의를 갖고 고소 또는 신고를 하였다는 점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 것입니다.
일반인이 무고죄로 고소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거죠..
6. 마치며
형사사건을 다루다 보면 무고와 관련된 사건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피의자를 변호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제가 형사사건을 열심히 진행해서 의뢰인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받게 만들어 드리면, 이후에는 역으로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무고죄가 허위 사실에 대한 적극적 증명이 필요하므로 무고죄를 입증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위와 같은 입증의 까다로움 때문에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무고로 처벌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일부인 것입니다.
무고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 무고죄는 쉽지 않은 사건입니다.
고소를 당하는 입장에서든 고소하는 입장에서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 사실에 반함이 명백한 데다가, 고소인이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가 없는 경우라면 무고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함께 진행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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